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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오사카 가족 여행

HappyDslo 2016. 9. 4. 19:11

목적지가 여러번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오사카 가족 여행이 결정됐다.

급하게 결정된 것도 있고, 워낙 바빠서 준비할 시간도 없는 관계로 이번 가족여행의 테마는 “꽃보다 가족"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떠난다는 면에서 “꽃보다 가족”이라 정했다. 물론 다행히도(?) 항공권이랑 호텔은 미리 예약을 해놨다.

출발하기 전날 일을 다 마무리하고 가려다 보니 퇴근 시간은 점점 더 늦어지고 결국 집에 오니 새벽 2시. 아침 9시 비행기라 집에서 5시반에는 출발해야 하니 차라리 밤 새는게 낫겠다 싶어 가족들 자고 있을 때 혼자서 이것 저것 챙기기 시작했다. 가져갈 카메라/핸드폰 배터리 충전하고 호텔 찾아가는 법 프린트하고 일본 가서 사용할 멀티플러그 서랍에서 굴러다니는거 찾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다가서 애들 깨우고 비몽사몽인 애들 이랑 짐을 차에 싣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 가는 길은 뜨거웠던 여름을 잊게 만들 정도로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주차대행으로 차를 맡기고 바로 제주항공 수속 카운터로 이동했다.

제주항공 수하물 규정이 좀 까다롭다고 해서 집에서 미리 저울로 가방 무게를 다 맞춰놨더니 수속시에는 무사통과. 참고로 할인항공권인 경우 위탁수하물은 15키로 이하, 기내 반입 수하물은 10키로 이하.

수속을 빨리 마쳐서 좀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환전하고 데이터로밍 신청하고 KFC 치킨 앤 버거 세트로 아침 거하게 먹고나니 어느새 출국 수속할 시간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 입출국 등록하던데, 나는 왠지 여권에 도장찍는 느낌이 좋아서 자동 입출국 등록을 하고 싶지 않다. 너무 아날로그적인지도 모르겠다.

면세 구역에선 미리 주문해놓은 조말론 넥타린 블로섬 & 허니 향수랑 버버리 포 맨 클래식 향수를 찾았다. 나는 버버리 포 맨 클래식 향수 냄새가 좋은데 와이프는 너무 아저씨 냄새가 난다면서 궁시렁댄다. 과연 향수는 자기를 위한 건가 상대방을 위한 건가?

비행기에 탑승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그냥 곯아떨어져서 잘 잤다. 눈 뜨니 곧 오사카 공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처음 느끼는 오사카의 공기는 후텁지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입국 수속은 비교적 빨리 끝났다. 그런데 입국하고 난 후 부터가 문제였다. 도대체 오사카 시내가는 열차는 어디서 타야되는지, 뭘 타야 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와이프는 앞으로 다시는 “꽃보다 가족” 안 한다고 잔소리를 하고 있다. 뭐 이런게 여행 재미가 아닐지… 안내데스크 및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보기 신공으로 어떤 열차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는 알아냈다. 예약한 호텔이 오사카역 근처라 JR 오사카 rapid service line을 타긴 탔는데, 승무원 할아버지한테 자꾸 물어보니 좀 짜증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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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도착후 무사히 열차를 탔다는 안도감이 좀 피곤함을 느끼는 것 같다.

1시간 10분 정도 걸려 오사카역에 도착해서 호텔 가기 전에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하고 Eki Marche 내에 있는 오므라이스 가게에서 다양한 오므라이스를 시켜서 먹었다. 맛은 무난한 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오사카역 사쿠라바시 출구 오른쪽에 있는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Rihga Royal Hotel(리가 로열 호텔)이란 곳인데, 조용하고 시설도 괜찮고 방 크기도 크다고 해서 예약을 했다. 오사카역에서 호텔까지는 셔틀버스로 약 10분 정도 걸렸다. 호텔 도착해보니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호텔이었다. Family room을 예약했는데 더블 침대가 4개 있고 방 크기도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일단 만족.

호텔방에 짐을 풀고 나니 다들 피곤해서 그냥 뻗었다. 2시간 정도 자고 나니 컨디션이 좀 회복된 듯 해서 저녁도 먹고 오사카 밤 거리고 볼 겸 셔틀을 타고 오사카역(우메다)으로 나왔다. 호텔에서 오사카역까지 셔틀은 저녁 9시까지는 6분마다 한대씩 다니고 9시에서 10시사이는 15분에 한대씩 다닌다.

오사카역에서 Hep Five까지 걸어가다가 맛있어 보이는 집이 보이면 저녁 먹고 Hep Five에서 대 관람차를 타기로 했다. 오사카의 밤 거리를 느끼며 골목 골목 기웃 기웃 하다보니 맛있어 보이는 라멘집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먹었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이게 바로 “꽃보다 가족” 여행의 참 맛이랄까.

Hep Five 대관람차는 아래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실제 타보니 엄청 높이 올라가고 약간 무서운 느낌도 났다. 작은 놈은 무섭다고 하면서도 사진 찍을 때는 포즈는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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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람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또 맛있어 보이는 녹차 아이스크림 및 디저트를 파는 집을 발견했는데, 이 집도 맛이 대박이었다. 역시 성공. 호텔 옆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사다가 마시며 길었던 첫날을 정리했다.

둘째날 아침은 모두 늦잠을 잤다. 모두 컨디션이 회복된 듯 하다. 둘째날 첫 목적지인 오사카성으로 출발했다. 애들한테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간단한 역사 얘기를 해주지만 듣는 둥 마는 둥. 사실 날씨가 너무 더워 나도 정신이 혼미한데 애들이야 오죽 그러랴. 몇번 불타고 새로 지었지만 천수각의 화려한 모습과 오사카성의 크기를 보면 당시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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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관람하고 신사이바시역으로 이동했다. 오사카 젊은이들의 메카라고 불리는 아메리카무라 거리를 거쳐 도톤보리로 갔는데 작은놈이 하도 배고프다고 하는 통에 거리를 지나면서서도 대충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음식점만 스캔했다. 가족들끼리 빠르게 규카츠를 먹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통일되어 가까운데 있는 규카츠 맛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규카츠는 처음 먹어보는건데 상당히 맛있었다. 가족들 만족도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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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나니 다들 좀 여유가 생겨서 느긋하게 거리 구경도 하고 디저트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호텔 들어오면서 산 벤또랑 컵라면을 때웠다.

세째날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가는날. 전말 미리 예약해둔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USJ로 이동했다. 25분 정도 걸렸다. 9시 셔틀을 타고 왔는데, 도착해서 보니 이미 엄청난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원데이 패스와 익스프레스 4 스탠다드를 구입했다. 가격이 후덜덜.

가장 평이 좋은 스파이더맨을 타러 가서 첫번째 익스프레스 티켓을 사용했다. 스파이더맨은 평이 좋을만 했다. 상당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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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간 곳은 조스관. 스파이더맨에 비하면 좀 약하지만 나름 스펙터클하게 꾸며 놓은 것 같았다. 상어 이빨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조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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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애들이 타고 싶어하는 플라잉 다이너소어를 타러 갔는데, 대기 시간이 무려 160분… 그래서 애들만 기다렸다가 타라고 하고 와이프랑 둘이서는 사람 없는 관만 찾아서 다녔다. 백드래프트, 터미네이터관 등. 둘 다 구성을 잘 해서 막판 한방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재미있었다.

각자들 탈 거 다 타고 해리포터 성 앞에서 만났는데, 애들은 그 무서운걸 탔다는 걸 개선장군이나 된 듯 자랑을 한다. 해리포터는 어찌나 뺑뺑이를 돌리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애들은 엄청나게 재미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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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주라기 공원 관람차를 타고 물 한바가지 덮어 썼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좀 큰애들이랑 같이 오면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 같다. 가격이 좀 쎄긴 하지만 익스프레스 티켓을 잘 활용하면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녁은 오사카역에 있는 Eki marche 내 회전초밥집에서 먹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보여 들어갔는데, 일본 현지인들도 많이 오는 곳 같았다. 맛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스시맛이랑 비슷한데 처음 보는 스시들도 많았다. 4명이서 44접시를 먹었는데 배 불리 먹었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호텔에서 맥주와 음료수를 같이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마지막날 아침에 간단히 아침 먹고 체크 아웃 한다음 짐을 맡긴 다음 오사카역으로 나왔다. 루쿠아 백화점에서 50% 세일하는 품목으로 옷 쇼핑 좀 하고 우메다 스카이 빌딩으로 이동했다. 지하에 있는 식당가에서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로 점심을 먹고 공중 정원을 관람했다. 오사카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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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도 좀 사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호텔로 다시 돌아와 짐을 찾아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했다. 오사카역에서 간사이 공항으로 갈 때, 열차 2대가 붙어서 이동하는데 이후에 앞 차량은 간사이 공항으로 가고 뒤 차량을 다른 곳으로 분리돼서 간다는 걸 타고 나서 알았다. 물론 중간에 정차하는 역에서 앞 차량으로 이동했지만 그 와중에 캐리어 바퀴 하나가 없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

오사카는 처음 오는 곳인데, 가족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꽃보다 가족” 스타일에도 만족하는 듯. 적응할만 하니까 돌아온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담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편하게 올 수 있을 것 같다.